혈액 속 내성변이 잡아 항암제 바꾼다…'Guardant360'이 바꾸는 치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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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회 작성일 26-09-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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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ESR1 변이 기반 유방암 치료전환 전략 승인…3개월마다 ctDNA 추적
영상에서 암 커지기 전 분자적 진행 포착…액체생검 역할 '치료제 선택' 넘어 모니터링으로
혈액 속 순환종양DNA(ctDNA)를 주기적으로 추적해 항암제 내성 발생을 조기에 포착하고, 영상검사에서 질병 진행이 확인되기 전에 치료제를 변경하는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4일 아스트라제네카의 차세대 경구용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 캄제스트란트(camizestrant, 제품명 Etcamah)와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을 가속승인하면서다.
특히 이번 승인은 새로운 항암제가 추가됐다는 것뿐 아니라, 혈액 기반 액체생검을 반복적으로 시행해 치료 중 발생하는 내성변이를 찾아내고 이를 치료 변경 시점을 결정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FDA는 캄제스트란트 치료 대상 환자의 ESR1 변이를 확인하기 위한 동반진단검사로 Guardant Health의 Guardant360 CDx를 승인했다.
암 커진 뒤 약 바꿨다면…이제는 혈액에서 먼저 찾는다
이번 승인의 대상은 아로마타제 억제제(AI)와 CDK4/6 억제제로 1차 치료를 받고 있는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ESR1 변이가 새롭게 검출된 환자다.
ESR1 변이는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암호화하는 ESR1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변이로, HR+ 유방암에서 AI 치료에 대한 후천적 내성을 일으키는 주요 기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CT 등 영상검사에서 종양 크기가 증가하거나 새로운 병변이 발견돼 질병 진행이 확인된 이후 치료제를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치료 전략은 순서가 다르다. 환자가 기존 치료를 받는 동안 Guardant360 CDx를 이용해 혈액 속 ctDNA를 반복적으로 검사하고, ESR1 변이가 검출되면 영상학적 질병 진행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AI를 중단하고 캄제스트란트로 치료를 전환한다.
Guardant Health에 따르면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약 3개월 간격으로 Guardant360 CDx 검사를 시행해 새롭게 발생하는 ESR1 변이를 추적하게 된다.
액체생검이 기존의 '어떤 항암제를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동반진단을 넘어 '언제 항암제를 바꿀 것인가'를 결정하는 검사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SERENA-6가 보여준 '분자적 진행' 기반 치료전환
이번 FDA 승인의 근거가 된 3상 SERENA-6 연구는 이러한 접근법이 실제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연구진은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이 AI와 CDK4/6 억제제 치료를 받는 동안 혈액 ctDNA를 주기적으로 분석해 ESR1 변이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ESR1 변이가 검출됐지만 영상검사에서는 아직 질병 진행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AI 치료를 계속하는 군과 AI를 캄제스트란트로 조기에 변경하는 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캄제스트란트로 조기에 전환한 환자군에서는 기존 치료를 지속한 환자군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56% 감소했다.
이 결과가 주목되는 것은 항암치료의 판단 기준을 영상학적 진행에서 분자적 진행(molecular progression)으로 앞당길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즉, '치료 → CT 검사 → 암 진행 확인 → 치료제 변경' 이라는 기존 방식에서, '치료 → ctDNA 반복검사 → 내성변이 발생 확인 → 치료제 변경' 이라는 새로운 치료 알고리즘이 등장한 것이다.
Guardant360도 741개 유전자 분석으로 진화
Guardant360 플랫폼 자체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FDA는 올해 5월 차세대 Guardant360 Liquid CDx를 승인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새로운 검사는 기존 Guardant360 CDx보다 분석 가능한 genomic footprint를 약 100배 확대했다.
차세대 Guardant360 Liquid CDx는 NGS를 이용해 혈액에서 추출한 cfDNA를 분석하며 741개 유전자의 변이를 평가한다. 일부 유전자에서는 amplification과 deletion, fusion 및 rearrangement 등도 분석한다.
특히 Guardant가 자체 개발한 InfinityAI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의 유전체(genomic) 정보뿐 아니라 후성유전체(epigenomic) 정보까지 통합 분석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Guardant360 계열 검사는 이미 비소세포폐암의 EGFR, 대장암의 BRAF를 비롯해 여러 암종에서 FDA 승인 동반진단검사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ESR1 기반 반복검사까지 추가되면서 액체생검의 임상적 활용 범위가 한 단계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액체생검 시장도 '1회 검사'에서 '반복검사'로
이번 승인은 액체생검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생검은 종양 조직 자체를 분석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조직을 반복 채취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액체생검은 채혈만으로 검사를 반복할 수 있어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종양의 분자적 특성을 추적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에 따라 액체생검의 역할도 초기 암 환자의 분자 프로파일링과 동반진단에서 치료반응 모니터링, 내성변이 검출, 미세잔존질환(MRD), 재발 모니터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ESR1 사례처럼 동일한 환자에게 일정한 간격으로 검사를 반복하고, 그 결과가 실제 항암제 변경으로 이어지는 모델이 정착될 경우 분자진단 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동반진단 시장이 환자 한 명당 치료 전 한 번 시행하는 검사에 가까웠다면, 향후에는 치료 과정 전체에서 여러 차례 분자검사를 시행하는 longitudinal molecular monitoring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EGFR·KRAS 등 다른 내성변이로 확대될까
관심은 이러한 전략이 다른 암종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폐암의 EGFR을 비롯해 KRAS, MET 등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표적치료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하거나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액체생검은 조직검사보다 반복검사가 용이하다는 특성 때문에 이러한 후천적 내성기전을 추적하는 수단으로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다만 이번 사례를 모든 암종에서 ctDNA 검사를 통해 영상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캄제스트란트 병용요법 역시 FDA의 가속승인을 받은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임상적 검증이 필요하다. 암종과 치료제에 따라 ctDNA 검출 민감도와 임상적 의미가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승인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밀의료가 지금까지 암 조직이나 혈액에서 유전자 변이를 찾아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치료 과정에서 암의 분자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치료제를 바꿔야 하는 순간까지 결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상에서 종양이 커진 것을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 속에서 먼저 나타나는 암의 변화를 포착해 치료에 개입하는 시대다.
Guardant360과 캄제스트란트의 결합은 액체생검이 단순한 동반진단검사를 넘어 암 환자의 치료 전 과정을 추적하는 '실시간 분자 모니터링' 도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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